부모님 오늘은 왜 이리 더운지
이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 반바지 차림으로 나섰습니다.
자주 찾아 뵙고 산소의 잡초도 뽑아 드려야 하는데
올해도 결국 네번 밖에 찾아 뵙지 못했네요.
아버지...
어머니가 처음 하늘 나라로 가셨을 때
자기 생일 선물이나 챙기려는 아들을 보고 어떠셨어요?
10년 동안 보살 피던 어머님 묘소를 이제는 제가 이렇게 살펴 드립니다.
그 때 아버지의 나이보다도 더 젊은 나인데도
제가 정리하면 아버지가 하실 때 만큼 깨끗하지 못하네요.
아마도 제가 두분에 대한 마음이 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마음보다 못한가 봅니다.
아버지가 하늘 나라 가시던날...
벌써 10년이 다 되가네요.
그때도 생각했지만,
어머니 가시고 10년 만에 칠월칠석날 가시게 된거...
어머니가 아버지를 아버지가 어머니를 그리워 하셨던 마음이 하늘에 전해 졌나 보다 생각 했답니다.
한편으로는 어머니가 야속 했습니다.
어머니가 저희가 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 10년이라고 생각하셨던것 같은데
아직도 저에게는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어제 저의 인생을 되돌아 보며 아버지의 가르침을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셨지만 중요했던 몇 번의 순간은 저를 잡아 주셨죠.
그 때 저를 잡아 주셨기에 제가 지금 까지 올 수 있었지요.
지금도 저에게는 많은 고민이 있지만
이제는 누구도 아버지 처럼 저를 잡아 주지 못하네요.
오늘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계신 그곳을 보면서
두 분께 죄송했습니다.
벌써 함께 모신지 9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제대로 된 잔듸 하나 없는 것을 보며
살아 생전에도 잘 못해드렸는데
돌아가시고도 그렇네요...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내년에는 꼭 아버지 어머니 계신 곳을 따뜻하고 예쁜 곳으로 돌봐 드리겠습니다.
언젠가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기억이 나네요.
지나가는 아기들이 귀여워 보이는 걸 보면 나도 손자 보고 싶은것 같다고 하시던...
벌써 30 줄을 넘긴 지도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아버지 어머니 앞에
결혼 할 사람도 보여드리지 못했네요.
조만간 아버지 어머니를 마음속으로 함께 모실 며느리를 데리고 찾아 뵙겠습니다.
아버지 , 어머니
그럼 계신 곳에서 행복하게 보내시고,
언제나 두 분을 향한 마음....
제 마음속에 영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