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내 용돈은 하루에 100원 이었다. 
그 돈 가지고 어떤날은 구멍가게에서 아이스크림.. 어떤날은 문방구에서 조립식 장난감을 사곤 했다.
뭐.. 몇 일 모으면 더 좋은 것도 살 수 있었는데...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다.

율이는... 근데.. 한 번도 용돈이라는 경험을 하지 못했다.
서버번에서 사는 관계로 어디를 나가든 우리와 함께 다녀야 했기에 율이에겐 늘 뭐 사달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지난 주말에 율이랑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반즈앤노블스를 갔는데, 일기장을 사 달라 하여 사주었다.
그러면서, 율이가 돈에 대한 가치나 경험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율이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주고, 율이가 학용품이외에 필요한 것들은 그걸고 사게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사람과 상의를 했더니 집사람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의견에 동의를 해 주었다.

그래서 율이에게 한달에 두 번씩 $20 를 용돈으로 주기로 하고... 
그 돈은 율이가 쓰고 싶은 데 쓰거나.. 모아서 나중에 큰 거를 사도 된다고 얘기 해줬다.

 

역시나 문제는 율이가 사고 싶은게 있어도 본인이 혼자 다닐 수 없다는 거고..

우리가 같이 가 주게 되면 결국 우리가 신용카드로 쓰게 되서 의미가 없을 꺼라는 걱정이었는데..

집사람이... 율이에게 Debit 카드를 만들어 줘서 그걸 쓰게 하는 걸로 하자고 한다.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 Ally에서 어린이용 계좌를 만들면 Debit Card도 발급할 수 있게 되어 
율이와 함께 Saving과 Checking 계좌 그리고 Checking 계좌와 연동되는 Debit Card 도 만들어 주었다.

뭐.. 아직 미성년이라 단독으로 만들지 못해 내 계정에 율이 이름으로 만들었지만.
그래도 율이에게는 처음 카드 인 것이다.

근데..율이랑 얘기를 해 보니.. 율이는 이자가 뭔지, Credit , Debit 카드가 뭔지를 전혀 모른다.
우리는 학교에서 적금 통장을 만들게 해서 어렸을 때 부터 은행이 익숙했지만, 
율이에게는 은행을 직접 접할일이 없었으니 어떤일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하게 은행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돈을 벌어서 이자를 주는 지를 설명해주었는데..
이자 생기는 것에 대해서 좋아하는 율이에게 인플레이션 까지 얘기 할 까 하다가 그건 포기했다. :-( 

서버번에서 항상 부모님과 다니는 생활을 하다 보니, 안전한 생활을 해 나가기는 하는데..
그 만큼 세상을 늦게 접하게 되는 거 같다는 걱정도 들게 된다. 

어떻게 율이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키워야 하는지..
부모로서 고민해야 하는 일들이 또 하나 알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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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ad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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